아내가 외출 할 때,
“나 나갔다 온다. 엄마 갔다 올 게”
그냥 이걸로 끝이다. 아무도 가는 님 바짓가랑이 붙잡고 매달리는 사람 없다. 자유인이 된 아내, 휘파람 휙휙 불며 친구 만나러 유유자적 사라진다. 홀로 남겨진 나. 엄마 나가자마자 아빠에게 우르르~ 몰려오는 녀석들!
“아빠 놀자!” “아빠 나랑만 놀아” “아냐 나랑만 놀아” “아빠 내 꺼야” “아냐, 아빠는 내 꺼야!
“아빠가 물건이냐?” 외쳐 보지만 아빠의 절규에 아무도 동정표 안 준다.-_- 결국 아빠 소유권 주장하는 녀석들 다툼에 두 개씩인 팔 다리가 각각 분리되어 녀석들에게 하나씩 소유권이 넘어가니, 녀석들이 양쪽에서 서로 밀고 당기니 졸지에 ‘바람 인형’처럼 흔들흔들~ 종이접기, 칼싸움, 색칠하기, 짝짝꿍, 책읽기 등 놀아주기를 두어 시간. 앗싸! 해방의 그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으니~ 슬슬 졸음신이 강림하신 듯 점점 아래로 내려오는 저 눈꺼풀.^^ 이제 실실 마무리 단계.
하지만 주의! 무턱대고 “이제 그만 자자!”했다가는 “싫어!”라는 거센 반발과 함께 강림하신 졸음신 단박에 쫓아내는 자살골 행위이니, 매사 조심조심^^ 하지만 이미 강림하신 졸음신을 지들이 어쩔껴? 지친 듯 아빠 주위에 몰려들어 한 놈은 배 위에 올라가고, 한 놈은 팔 베고 누우니~ 고요한 적막 속에 ‘째깍 째깍’ 시계소리는 졸음신 자장가 소리~^^ 이제 다 된 밥, 살며시 귀에 대고 아주 포근하고 달콤한 목소리로 “우리 그만 잘까나~?”하면 고개 끄덕끄덕. ㅋㅋ
녀석들에게서 해방될 때쯤 귀신 같이 알아챈 아내, ‘애들 자?’ 확인 메시지에 ‘응’하고 답장하면 ‘그럼 나 좀 더 놀다갈게’ 끙~ -_-
아빠 외출한다고 하면 녀석들 '결사 반대!'
나가서 술 먹는 것 보다는 방에서 녀석들과 노는 것이 재밌다.^^
그럼 아빠가 외출한다고 할 때는? 쌍으로 울고불고, 따라간다고 떼쓰고, 바짓가랑이 붙잡고 “다이아몬드가 그리도 좋으세요!”하면서 신파극 벌이니, 아! 어린 녀석들의 애절한 눈빛과 눈물 앞에 진달래꽃 사뿐히 즈려 밟고 차마 가지 못하니 가던 발걸음 방안으로 돌리고-_- 가끔씩은 이 같은 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회사일이 바쁘다고 핑계대고는 곧장 약속 장소로 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술 먹고 온 날은 좀 고달프다. 내가 안 일어나면 4살인 둘째 녀석, 손으로 억지로 아빠 눈꺼풀을 잡아당기고, 누나랑 합세해 베개 뺏고, 이불 뺏고, 간지럼 피면... ‘에구~ 이 놈의 술이 웬수지~ 애들이 무슨 잘못이냐?’ 투덜대면서 기상-_- 그래서~ 요즘은 술 먹어도 9시 전에는 꼭 들어온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려고^^ 아참, 쩌번에는 너무 일찍 들어왔는지, 애들 막 자려고 하는 시간에 들어오는 바람에 놀아주느라고 죽는 줄 알았다.-_-
가끔씩은 자유인 아내가 부럽기는 하지만, 자유 누리고 와서 아내가 기분 좋으면 가정의 평화 무드 형성되고, 아침 밥상에 평소 못 보던 떡고물 하나라도 더 생기니, 뭐 두루 두루 아내의 자유는 내게 더 큰 이문이 남는 장사라고 할까?^^
에구, 암튼 난 외출보다는 방안의 왕자가 타고난 팔자인가 보다.^^ 하지만 난 방안의 왕자가 좋다. 그리고 방안의 왕자, 하다 보면 재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