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새만금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마 ‘갯벌’이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올리지 않나요?  하지만 이제 새만금에서 갯벌이라는 말은 머릿 속에서 지워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더 이상 새만금에는  갯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 '새만금 갯벌' 대신 '새만금 사막'이라는 말을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미 전체 간척대상 2만8300ha의 11%인 3000여㏊ 갯벌이 더 이상 바닷물이 들지 않는 땅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곳이 이렇게 점점 사막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지요. 남은 갯벌도 ‘시한부’일 뿐입니다. 새만금, 그곳은 지금 아주 빠른 속도로 사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새만금 방조제 내측 끝자락에 위치한 만경강과 새만금 바닷물이 만나는 곳 하제 갯벌. 새만금 갯벌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을까 찾아가 봤습니다. 제가 이 곳을 찾은 게 4번 정도 되는데, 가장 최근에 갔던 적이 지난해 10월이었으니 5개월 만에 다시 찾은 셈이네요.


도착했을 때, 솔직히 무척이나 당혹스러웠습니다. 둑에 올라 갯벌(?)을 보는 순간, 정말이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몇 번 왔을 때에도 갯벌이 말라가고 있었으니 딱딱하게 굳어 있을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갯벌에 도착하는 순간, 그곳은 이미 갯벌이 아니었습니다. ‘과연 이곳이 갯벌이었던가?’ 할 정도로 그곳은 너무도 변해 있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하얀 모래밭, 그곳은 분명히 거대한 사막이었습니다. 물 한 모금 나오지 않는 그런 황량한 곳, 바람이 불면 모래바람이 날리는 그런 사막이었습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보이지 않던 모래 언덕도 새로 생겼는데, 바닷물이 빠지면서 점점 모습을 드러내는 갯벌이 많아진 탓입니다. 그런데 이곳도 이미 하얀 모래밭, 사막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그 넓던 새만금 갯벌이 사막이 되다니... 방조제로 인해 바닷물이 막혀 갯벌이 죽어간다는 것은 알았지만, 막상 눈 앞에 펼쳐진 하얀 모래밭 사막을 보고는 놀라움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걷는 동안 모래밭에 묻힌 죽은 조개와 게 등이 보였습니다. 정말이지 마치 사막 한 가운데서 물이 없어 죽은 동물의 사체, 바로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군산 뿐 아니라 부안이나 김제 쪽 갯벌도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쪽 시민단체 관계자를 통해 알아보니, 일부 지역에서는 사막으로 변한 탓에 바람이 불면 먼지가 날려 주민 피해가 발생하자 먼지 날리는 것을 방지하는 그물망도 설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상에서도 보신 것처럼 아주 살짝만 건드려도 먼지가 날리니 사막화가 얼마나 진행됐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빠르게 거대한 사막으로 변해가는 새만금 갯벌... 그곳에는 생명의 바람, 봄의 기운을 더 이상 느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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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까지 빠지는 갯벌에서 하루 6시간... "허리가 제일 아파!"

    


바닷바람이 몹시도 불던 날, 기온도 쌀쌀하게 내려간 추운 날씨... 그 추운 날씨에 갯벌에서 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무릎까지 빠지는 갯벌에서 할머니는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면서 맛조개를 잡고 계셨습니다.

할머니는 허리 숙여 맛조개를 잡다가도 허리가 아프신지 허리를 펴 잠시 먼 곳을 바라보시고, 3~4 걸음 옮기시고는 다시 허리를 펴 먼 곳을 바라보시곤 했습니다. 갯벌을 걸어 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푹푹 빠지는 갯벌에서 발걸음을 옮기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할머님 연세, 올해 일흔 넷이라 했습니다. 하루 6시간 넘게 그렇게 갯벌에서 힘겨운 발걸음 옮기며 일하신다 했습니다. 6시간동안이나 갯벌에서 일하다 보면 허리가 제일 아프다 했습니다.

그렇게 잡은 맛조개, 시장에 나가 파신다고 합니다. 많이 잡는 날은 3만원, 적게 잡는 날은 2만원 정도 버신다고 했습니다.


바닷물이 들어 올 시간이 되면 할머니의 일이 끝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내일 또 다시 갯벌이 모습을 드러내면 이곳을 찾을 거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번 돈으로 자식들 다 키우고 시집장가 보냈다고 하네요.


돌아오는 길, 부모님 생각이 나더군요. 우리 부모님들, 할머니처럼 당신들의 고단함으로 자식들을 키웠겠지요. 고맙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할머니,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맛조개가 매일 매일 많이 잡히라고 제가 갯벌에게 부탁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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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새만금 그후 1년이 지난 지금, 이제 더 이상 갯벌에는 생명이 살지 않았다!


 

6월 3일에 갯벌에 갔다 왔다. 아이와 간 곳은 굽이굽이 흘러가는 만경강과 새만금의 바다가 만나는 곳.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일 때 강물과 바닷물이 2번씩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하며 강물과 바닷물이 어우러져 만든 광활한 갯벌. 바로 만경강과 새만금의 바다가 ‘자유롭게 만나’ 형성된 드넓은 하구 갯벌. 새만금 방조제 끝자락에 있는 갯벌이다.


아이와 나는 이곳에 자주 갔었다. 불과 3-4달 전만 해도 몰래 몰래 살며시 발자국 소리를 죽이고 살며시 다가가 갯벌을 바라다보면 조그만 것들이 까맣게 요리조리 움직이는 것이 장관이었다. 바로 게였다. 한쪽 엄지 집게가 커다란 게가 유난히 많았다. 짱뚱어도 이리저리 팔딱팔딱 뛰어다녔다.


나는 아이가 “아빠 저기, 아빠 여기”하고 게를 가리키면 미끄러운 갯벌을 쭈욱~ 썰매 타듯이 달려가서는 구멍에 숨는 게보다 더 빨리 삽으로 구멍을 막고는 푹~ 떠서 게를 잡아 아이에게 선물로 주곤 했다. 10분 정도만 잡아도 아이가 충분히 놀 만큼 게는 많았다.


"그 많던 게는 다 어디로 갔을까?"    


하지만 지난해 4월 21일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최종 완료된 이후 바닷길이 닫혀 더 이상 이곳에서 바닷물과 강물은 서로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갯벌은 이렇게 서서히 죽어갔다.

 

달님이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려 아무리 바닷물을 밀고 당겨도, 인간이 막은 방조제의 벽을 달님은 넘지 못했다. 그래서 더 이상 달님의 힘으로도 이곳에 바닷물을 오게 하지 못했다.

 

바닷물 기다리며 살던 생명은 더 이상 오지 않는 바닷물을 찾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나와 아이는 사라진 생명을 찾아 멀리 걸어 갯벌 끝까지 가 보았지만, 그곳에도 아이와 나를 반겨주는 생명은 없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살아 움직이는 생명은 없었다. 바싹 말라붙은 갯벌만이 나와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닷물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 갯벌, 그렇게 갯벌은 매 말라 죽어 있었고 그 죽은 갯벌은 더 이상 생명을 잉태하지 않았다.


새만금 방조제가 막힌 후 1년이 지난 지금, 새만금 방조제 외측에서부터 새만금의 생명은 그렇게 사라지고, 죽어가고 있었다.


아이는 내게 물었다.


“아빠, 게 다 어디로 갔어?”

 

그리고 아이가 말했다.

 

"아빠, 그만 집에 가자. 게도 없고..."

 

이제 나와 아이는 더 이상 그 갯벌을 찾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새만금 갯벌 위에 공장을 세우면 커다란 발전이 되고, 그래서 잘 살게 된다.'고 하지만 나와 내 아이는 행복의 한 부분을 잃었다.

 

갯벌은 그렇게 더 이상 생명을 잉태하지도, 품에 안지도 못하고 죽어가고 있었다. 생명을 죽이고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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